리플 이야기: 창업부터 지금까지
1. 이름이 먼저 있었다 — RipplePay (2004)
"리플"이라는 이름은 회사보다 먼저 나왔습니다. 2004년 캐나다 개발자 라이언 퍼거(Ryan Fugger)가 RipplePay 라는 지급망을 만들었습니다. 은행 대신 서로 믿는 사람끼리 빚(신용)을 이어 붙여 돈을 보내는 방식이었습니다. 아이디어는 좋았지만 크게 퍼지지는 못했습니다.
2. 채굴 없는 블록체인 — XRP Ledger 탄생 (2011~2012)
2009년 비트코인이 나오자, 몇몇 개발자는 "채굴에 전기를 쓰지 않고, 더 빠르게 결제되는 장부"를 만들 수 없을까 고민했습니다. 2011년부터 제드 매케일럽(Jed McCaleb), 아서 브리토(Arthur Britto), 데이비드 슈워츠(David Schwartz)가 이 장부를 만들기 시작했고, 2012년 6월 XRP Ledger 가 돌아가기 시작했습니다. 그 뒤로 지금까지 멈춘 적이 없습니다.
장부의 기본 화폐 XRP 는 처음부터 1,000억 개가 한꺼번에 만들어졌습니다. 채굴이 없으니 더 늘어날 수도 없습니다.
3. 회사가 생기다 — OpenCoin → Ripple (2012~2015)
2012년 가을 기업가 크리스 라슨(Chris Larsen)이 합류해 매케일럽과 함께 회사 OpenCoin 을 세웠습니다. 퍼거는 "Ripple" 이름과 프로젝트를 이들에게 넘겼습니다. 창업자들은 1,000억 XRP 가운데 800억 개를 회사에 주고, 200억 개는 나눠 가졌습니다.
회사 이름은 2013년 Ripple Labs, 2015년 지금의 Ripple 로 바뀌었습니다. 매케일럽은 2013년 회사를 떠나 이듬해 비슷한 목적의 스텔라(Stellar)를 만들었습니다.
4. 은행을 향해 — 국제 송금 사업 (2014~2019)
리플사는 "느리고 비싼 해외 송금"을 바꾸는 데 집중했습니다. 은행끼리 송금 메시지를 주고받는 네트워크(RippleNet)를 만들고, 2018년부터는 송금 중간에 XRP 를 다리 통화로 써서 미리 쌓아 둘 외화를 줄이는 서비스(처음 이름 xRapid → ODL → 지금 Ripple Payments 의 일부)를 내놓았습니다.
2016년 일본 SBI 와 함께 SBI Ripple Asia 를 세우는 등 아시아에서 특히 활발했고, 2018년에는 국내 은행들도 리플 기술로 해외 송금 시범을 해 화제가 됐습니다. 2017년 1월부터는 브래드 갈링하우스(Brad Garlinghouse)가 CEO, 라슨은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습니다.
5. 공급 약속과 첫 열풍 — 에스크로 (2017)
"회사가 XRP 를 너무 많이 가지고 있어 언제든 팔 수 있다"는 걱정이 늘 따라다녔습니다. 그래서 리플사는 2017년 12월, 가지고 있던 XRP 중 550억 개를 XRP Ledger 의 에스크로(시간 잠금)에 넣었습니다. 매달 최대 10억 개씩만 풀리고, 쓰지 않은 양은 다시 잠기는 구조입니다. 잠금은 장부가 지키기 때문에 회사도 먼저 꺼낼 수 없습니다.
같은 해 말부터 2018년 초까지 가상자산 열풍 속에 XRP 값이 크게 올랐고, 한국 거래소에서 특히 많이 거래되며 "국민 코인"이라는 말까지 나왔습니다.
6. 긴 겨울 — 미국 SEC 소송 (2020~2025)
2020년 12월 22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리플사가 XRP 를 팔 때 증권으로 등록했어야 한다"며 리플사와 갈링하우스, 라슨을 고소했습니다. 미국 거래소 여러 곳이 XRP 거래를 멈췄고, 이 소송은 4년 넘게 XRP 를 따라다녔습니다.
2023년 7월 판결에서 "거래소에서 일반인에게 팔린 XRP 는 증권 거래가 아니다"라는 판단이 나와 큰 전환점이 됐고, 2025년 8월 양쪽이 항소를 거두며 소송은 끝났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SEC 소송 정리에 있습니다.
7. 장부는 계속 자랐다 — 기능 추가 (2021~2024)
소송 중에도 XRP Ledger 는 독립 개발자와 검증자들의 투표(수정안, Amendment)로 계속 기능이 늘었습니다.
- NFT(2022년 10월): 장부에서 바로 NFT 를 발행·거래.
- 자동 시장 조성 AMM(2024년 3월): 원래 있던 내장 거래소(DEX)에 유동성 풀 방식 추가.
- 준비금 인하: 계정을 열 때 묶이는 XRP 가 20 → 10(2021년) → 1 XRP(2024년 12월)로 줄어 처음 쓰기가 쉬워졌습니다.
8. 스테이블코인과 금융 회사로 — RLUSD 와 인수 (2024~2025)
2024년 12월 리플사는 미국 달러와 1:1 로 연동되는 스테이블코인 RLUSD 를 XRP Ledger 와 이더리움에서 내놓았습니다. 뉴욕주 금융당국(NYDFS)의 승인을 받은 신탁회사가 발행합니다.
소송이 끝나 가자 리플사는 큰 회사들을 잇따라 사들였습니다.
- 2025년 4월 Hidden Road(기관 대상 중개, 약 12.5억 달러)
- 2025년 8월 Rail(스테이블코인 결제, 약 2억 달러)
- 2025년 10월 GTreasury(기업 자금 관리 소프트웨어, 약 10억 달러)
2025년 11월에는 5억 달러 투자를 받으며 회사 가치를 약 400억 달러로 평가받았습니다.
9. 제도권 안으로 — 현물 ETF 와 은행 인가 (2025~2026)
2025년 11월, XRP 를 실제로 보유하는 현물 XRP ETF 가 미국에서 처음 상장됐습니다(Canary Capital, 나스닥). 그 뒤 여러 운용사가 비슷한 상품을 내놓아 증권 계좌로도 XRP 에 투자할 수 있게 됐습니다.
2025년 12월 미국 통화감독청(OCC)이 조건부 승인을 했고, 2026년 10월 26일 최종 인가가 나와 Ripple National Trust Bank 가 세워지게 됐습니다. 이 신탁은행은 RLUSD 를 뒷받침하는 준비금을 관리합니다. 예금을 받는 일반 은행은 아닙니다.
한 장으로 보는 연표
| 때 | 일 |
|---|---|
| 2004 | 라이언 퍼거, RipplePay |
| 2012. 6 | XRP Ledger 가동, 1,000억 XRP |
| 2012. 9 | OpenCoin 설립 (라슨·매케일럽), 800억 XRP 회사에 |
| 2013 / 2015 | Ripple Labs → Ripple 로 이름 변경 |
| 2017. 12 | 550억 XRP 에스크로 |
| 2018 | XRP 를 다리 통화로 쓰는 송금 서비스 시작 |
| 2020. 12. 22 | SEC 소송 제기 |
| 2023. 7. 13 | 판결: 거래소 판매는 증권 거래 아님 |
| 2024. 3 | XRP Ledger AMM 기능 |
| 2024. 8. 7 | 최종 판결: 민사 제재금 약 1.25억 달러 |
| 2024. 12 | 기본 준비금 1 XRP, RLUSD 출시 |
| 2025. 4~10 | Hidden Road · Rail · GTreasury 인수 |
| 2025. 8 | SEC·리플 항소 취하, 소송 종료 |
| 2025. 11 | 미국 첫 현물 XRP ETF 상장 |
| 2026. 10. 26 | Ripple National Trust Bank 최종 인가 |
출처
- XRPL 공식 문서(xrpl.org), 미국 SEC 발표(Litigation Release), 리플사 보도자료, 주요 언론 보도를 바탕으로 정리했습니다. 금액은 발표·보도 기준 대략값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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